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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VS 어벤져스 
 분열은 시작되었다! 
  
 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부수적인 피해가 일어나자 
 정부는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일명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내놓는다.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성파(팀 아이언맨)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파(팀 캡틴)로 나뉘어 대립하기 시작하는데...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국가나 기관에 의해 개인이 감시되고,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먼저 처벌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는 '국가에 의한 개인의 감시가 과연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내용으로, 어느쪽도 정답이 아닌 '정치적'인 문제이다.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가능성을 가지고 먼저 처벌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찬성하는 쪽의 입장도 다르긴 하지만 틀렸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영화에서는 하이드라에 의한 문제가 되어 진행된다.) 

  전작에 이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도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들이 여럿 나온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스칼렛 위치의 죄책감 '어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면' 이라던지, 도구로 사용된 버키 '정신이 없는 상태의 범죄에는 책임이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정체성은 어디까지인가' 라던지, 영화 중반부까지의 핵심 주제 '큰 힘은 과연 집단에 의해 통제되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한 내용 같은 것들이다. 

 이 중에서 가장 크게 대립하는 캡틴과 토니의 입장의 배경에 대해 한번 써보려고 한다.


 - 캡틴과 토니 -

 일단 영화는 크게 소코비아 협정(UN에서 초인들을 등록하고 통제하는 협정)에 찬성하는 아이언맨의 찬성파와 이에 반대하는 캡틴아메리카의 반대파로 나뉘고, 새로운 악역인 지모대령의 음모를 막으려는 캡틴아메리카의 반대파와 이런 캡틴아메리카를 막으려는 아이언맨의 찬성파가 대립하는 내용으로 흘러간다. 그러면서 양쪽의 히어로들이 충원되고, 갈등을 겪게 된다. (히어로들의 갈등이라고 쓰고, 히어로들의 축제라고 읽는다)

 먼저 퍼스트 어벤져 - 윈터 솔저 - 시빌 워로 이어지는 캡틴아메리카 영화의 큰 줄거리는 악의적인 집단(하이드라, SHIELD 내부의 하이드라)에 의해 힘이 통제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단순히 레드스컬이라는 빌런과 이를 막는 캡틴아메리카라는 히어로가 등장하는 정도지만, 윈터 솔저에 이르러서는 헬리 캐리어에 들어가는 알고리즘이나 윈터 솔저 버키처럼 집단에 의해 힘이 악용되는 경우를 그리며, 과연 정부나 집단이 힘을 통제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된다. 이렇듯 집단에 의한 통제의 안 좋은 예를 경험해 온 캡틴아메리카는 또 다시 UN에 의해 통제되는 소코비아 협정을 당연히 거부하는 것이고, 단지 도구로 쓰였을 뿐인 버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아이언맨의 경우는 이와는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어 왔다. 아이언맨1 - 아이언맨2 - 어벤져스1 - 아이언맨3 - 어벤져스2 - 시빌워로 이어지는(많기도 하다) 아이언맨 영화의 줄거리는 군수 산업을 물려받아 일하던 토니 스타크가, 전쟁 무기를 생산하던 자신의 과오를 씻기 위해 아이언맨으로 변해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영화의 앞부분에는 단지 유쾌하고 재밌기만 하던 토니 스타크였지만, 전직 무기상으로의 죄책감에 개인으로서의 무력감으로 인해 (어벤져스1에서 외계종족의 침공으로 인해 포탈을 통해 우주를 갔다오며 생긴 공황장애라던가, 소코비아라는 도시 자체가 무너지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개인의 힘으로는 더 큰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통제되지 않는 개개인의 힘보다는 통제된 커다란 힘에 의존하려는 토니는 어벤져스2에서 울트론을 만들어내었고(물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나아가 소코비아 협정과 같은 안전망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이는 어벤져스를 해체시키지 않고 계속 지속시키기 위한 토니의 노력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른방향으로 흘러온 두 히어로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최고조로 충돌하게 되고, 제목에서도 보다시피 캡틴 아메리카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영화는, 토니의 입장보다는 전작들에서부터 이어져 온 캡틴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게 한다. 후반부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하지만, 큰 힘은 과연 통제되는 것이 옳은가, 통제가 잘못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해보게 하는 영화다. 물론 6:6 공항 전투씬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지만. 


 - 그 밖의 내용들 -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최초로 스파이더맨이 등장한다. 시점은 피터가 스파이더맨으로 변한지 6개월이 지난 시점. 스파이더맨 123,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2를 통해 보여줬던 내면이 깊어지는 스파이더맨이 아닌 파릇파릇한 스파이더맨과 정말 젊어보이는 메이 숙모가 나오는데. 둘다 마음에는 안 들지만 아이언맨 X 스파이더맨의 잡담 케미는 상상속에서 존재하던 조합이기에, 호불호를 떠나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오는 분량이 짧긴 했지만, 둘의 케미만으로도 만족했다. 참고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는 2의 흥행부진으로 인해 망함 -> 판권이 마블로 넘어오게 됨에 따라 어메이징 3 대신 리부트되어 새로 나올 예정인 것 같다.

 샤론이 캡틴을 쳐다볼 땐 실제로 하트가 뿅뿅 나오는 것 같았다. 이모와 못 다한 춤을 조카와 함께? 생각보다 에이전트 13(샤론 카터)의 분량이 적은 거 같긴 했다. 그래도 이제 히로인에 등극?

 팔콘과 버키의 티격태격도 볼 만한 요소.

 갈수록 짠내나는 토니 스타크. 페퍼라도 옆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기네스 펠트로가 아이언맨 3이후 MCU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던데, 그래도 나중에 한번은 나와줬으면. 자비스도 독립하고, 다른 히어로들도 도망쳐나가고, 이 시대의 아버지 느낌이 나는 것 같은 토니스타크. 옆에 있어줄 사람은 페퍼뿐인데.

 런닝타임이 2시간 27분이지만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빠르지도 않고, 각각 캐릭터들의 내용이 잘 담긴 것 같아서 좋았다. 물론 캡틴의 분량이 제일 많긴 했지만 각 캐릭터들의 개연성을 충분히 나타내는 진행이라 괜찮았던 것 같다. (블랙위도우는 혼자만 그냥 사람인데, 하나도 꿀리지 않고 잘 싸우는게 마냥 신기)

 단지 히어로의 탄생 - 빌런의 출현 - 쾅쾅쾅 - 정의구현의 줄거리가 아닌, 생각을 할 만한 주제를 지루하지 않고 양쪽을 다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 아니면 그냥 즐겁게 MCU 히어로들의 캐릭터 전쟁으로만 볼 수도 있게 풀어낸 재밌는 영화였다.


 - 시빌워를 보기 전 찾아본 유튜브 영상들, 나무위키, 마블의 앞선 영화들, 이번에 개봉한 시빌워를 보고 적게된 리뷰입니다.

 특히 천재이승국 (GeniusSKLee) 이 분 동영상의 설명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